'Decentralized'
비트코인과 함께 자주 거론되는 단어가 바로 탈중앙화(Decentralized)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탈중앙화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탈중앙화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애초에 탈중앙화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어느 수준까지가 탈중앙화이고 대체 탈중앙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필자는 탈중앙화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비트코인의 탈중앙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한 비트코인의 개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달러 시스템을 위협하고 따라서 결국 없어질 운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뤄보고자 합니다.
[이 글에는 개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 비트코인 논문에서 다뤄진 내용들
다음은 실제 비트코인 논문인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에서 인용한 내용들입니다.
Commerce on the Internet has come to rely almost exclusively on financial institutions serving as trusted third parties to process electronic payments.
...
These costs and payment uncertainties can be avoided in person by using physical currency, but no mechanism exists to make payments over a communications channel without a trusted party.
...
What is needed is an electronic payment system based on cryptographic proof instead of trust, allowing any two willing parties to transact directly with each other without the need for a trusted third party.
기존의 인터넷 기반 상거래는 전자결제를 처리하기 위해,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제삼자인 외부의 금융기관에 의존해 왔다.
...
이렇게 발생한 비용과 결제의 불확실성(외부 금융기관에 의존해 발생하는 문제들)은 오프라인에서는 물리적 통화를 사용해 피할 수 있지만, 온라인을 거래에선 신뢰받는 제3자 없이는 피할 방법이 없다.
...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신뢰가 아닌 암호학적 증명에 기반해, 거래 의사가 있는 두 당사자가 신뢰받는 제3자 없이 서로 직접 거래하게 해주는 전자화폐 시스템이다.
[논문 전문]
비트코인 논문에 나와있는 비트코인 탄생의 이유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인터넷에서 무엇인가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제3자인 외부 금융기관(은행, 카드사 등)에 의존해야 한다. 그 이유는 이중 지불 문제 때문이다.
2.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외부 금융기관을 통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과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들이 있음에도 온라인 세상에서 금융기관을 통하는 결제 외에는 대안이 없다.
3. 따라서 암호학적 증명에 기반해 외부 금융기관 없이 온라인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비트코인을 선보이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 논문에서 다뤄진 탈중앙화란 온라인 세계에서 제3자인 금융기관 없이 이뤄지는 결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현금 지불을 통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온라인에서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거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대안을 제공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을 봤을때는 비트코인이 달러를 위협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논문에 있는 내용만 본다면 비트코인은 그저 온라인상에서의 하나의 결제 수단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상품권으로 무엇인가를 결제한다고 해서 실물 달러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달러의 위협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비슷하게 비트코인으로 온라인에서 결제하는 무엇인가는 분명 달러로 가격이 책정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달러 대신 비트코인을 사용한다고 해서 그 물건이 더 이상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지 않는 것이 아니며, 비트코인은 쉽게 달러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내용만 봐서는 달러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상품권과 비트코인의 차이점은 그저 상품권은 상품권 발행사에서 특정한 가치를 보증한다는 것이며, 비트코인은 특정한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지는 않지만, 비트코인이 해킹당해 의미 없는 디지털 숫자가 되지 않도록 암호학적 증명(블록체인)이 보장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만으로 결론을 내리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추가적인 자료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볼 자료는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썼던 글들입니다.
2. 사토시 나카모토
사토시 나카모토는 지금까지도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익명의 비트코인 개발자입니다. 위에서 살펴봤던 논문 역시 사토시 나카모토가 작성했습니다. 따라서 탈중앙화에 다가가기 위해 그가 써던 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글들은 다음 링크에 있는 사이트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링크]
다음 내용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처음 공개하면서 포럼에서 작성한 글 중 일부로, 논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토시의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The root problem with conventional currency is all the trust that's required to make it work. The central bank must be trusted not to debase the currency, but the history of fiat currencies is full of breaches of that trust. Banks must be trusted to hold our money and transfer it electronically, but they lend it out in waves of credit bubbles with barely a fraction in reserve. We have to trust them with our privacy, trust them not to let identity thieves drain our accounts. Their massive overhead costs make micropayments impossible.
A generation ago, multi-user time-sharing computer systems had a similar problem. Before strong encryption, users had to rely on password protection to secure their files, placing trust in the system administrator to keep their information private. Privacy could always be overridden by the admin based on his judgment call weighing the principle of privacy against other concerns, or at the behest of his superiors. Then strong encryption became available to the masses, and trust was no longer required. Data could be secured in a way that was physically impossible for others to access, no matter for what reason, no matter how good the excuse, no matter what.
It's time we had the same thing for money. With e-currency based on cryptographic proof, without the need to trust a third party middleman, money can be secure and transactions effortless.
재래식 화폐의 근본적인 문제는 화폐가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신뢰이다. 중앙은행은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는 것을 신뢰받아야 하지만, 명목화폐의 역사는 이러한 신뢰에 대한 위반으로 가득 차 있다. 은행은 우리의 돈을 보관하고 전자적으로 송금할 수 있도록 신뢰받아야 하지만, 그들은 신용 거품의 물결 속에서 아주 적은 준비금만으로 돈을 빌려준다. 우리는 은행이 우리의 개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을 신뢰해야 하며, 해커가 우리 계정을 유출시키지 않도록 한다는 것을 신뢰해야 한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간접비는 소액 결제가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 세대 전, 다중 사용자 시분할 컴퓨터 시스템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 강력한 암호화가 사용되기 이전에 사용자는 비밀번호 보호에 의존하여 파일을 보호해야 했고, 시스템 관리자가 정보를 비공개로 유지한다는 것을 신뢰해야 했다. 프라이버시는 관리자가 다른 우려에 대해 프라이버시의 원칙을 저울질하거나 또는 그의 상사의 명령에 따라 항상 무시될 수 있었다. 이후 강력한 암호화 기술을 대중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이상 신뢰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아무리 좋은 변명을 해도, 무슨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이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었다.
이제 돈에게도 같은 일을 할 때이다. 암호 증명을 기반으로 한 전자 화폐를 사용하면 제3자 중개인을 신뢰할 필요 없이 돈이 안전하게 거래될 수 있다.
[원문 링크]
논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트코인 탄생에 대한 사토시의 생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중앙은행은 화폐 가치를 보호해야 하지만 역사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즉 화폐 가치를 보호하지 못하고 하락시키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구매력 하락)
2. 은행은 적은 지급준비금만 보유한 채 나머지 금액은 대출해주고 있으며, 때로는 우리의 개인정보가 해킹당하는 것을 보호해주지 못한다. 또한 은행을 유지하기 위해 발생하는 간접비는 소액 결제를 어렵게 만든다.
3. 따라서 우리는 과거 강력한 암호화가 사용된 이후 더 이상 데이터 보호에 특정한 관리자의 신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처럼, 돈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해 특정한 제3자를 신뢰할 필요가 없든 돈을 만들겠다.
논문만 봐서는 비트코인이란 단순한 온라인 상 결제 수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토시가 포럼에 쓴 글을 본다면 비트코인은 제3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돈입니다. 또한 논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중앙은행과 은행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 구매력 하락에 대해, 은행의 경우 지급준비금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토시는 비트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여기에 대해서도 여러 포럼 글들이 있습니다. 그중 몇 개 의 글들입니다.
To Sepp's question, indeed there is nobody to act as central bank or federal reserve to adjust the money supply as the population of users grows. That would have required a trusted party to determine the value, because I don't know a way for software to know the real world value of things. If there was some clever way, or if we wanted to trust someone to actively manage the money supply to peg it to something, the rules could have been programmed for that.
In this sense, it's more typical of a precious metal. Instead of the supply changing to keep the value the same, the supply is predetermined and the value changes. As the number of users grows, the value per coin increases. It has the potential for a positive feedback loop; as users increase, the value goes up, which could attract more users to take advantage of the increasing value.
Sepp(질문한 유저)의 질문처럼, 실제로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통화 공급을 조정하기 위한 중앙은행이나 연방준비제도의 역할을 할 사람은 없다. 나는 소프트웨어가 사물의 실제 가치를 알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신뢰받는 제3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만약 어떤 영리한 방법이 있었다면, 혹은 무언가에 가치를 고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통화공급을 관리하는 누군가를 신뢰하는 것을 우리가 원했다면, 시스템의 규칙들은 이러한 방법을 위해 프로그램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것은 귀금속에 더 가깝다. 같은 값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이 바뀌는 대신, 공급이 미리 결정되고 값이 바뀐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한 코인당 가치는 높아진다. 따라서 긍정적인 피드백 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값이 상승하여 더 많은 사용자가 증가하는 가치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도록 비트코인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원문 링크]
위 답변은 비트코인 공개 초기에 비트코인 총발행량의 한계에 대한 질문 관련 답변입니다. 사토시는 비트코인에는 중앙은행이나 연준의 역할을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공급량을 조절하는 것이 아닌, 공급량을 유지하기 위해 가치를 조절하는 방법을 채택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토시는 비트코인은 금이나 은과 같은 귀금속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의 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함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이용하게 되고 이것이 다시 비트코인의 가치를 올려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다음 내용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Bitcoins have no dividend or potential future dividend, therefore not like a stock.
More like a collectible or commodity.
비트코인은 배당금이나 잠재적인 미래 배당금이 없으므로 주식과 같지 않다.
수집품이나 상품(원자재)에 가깝다.
[원문 링크]
위 내용은 비트코인이 주식과 유사하다는 글에 달린 답글입니다. 사토시는 비트코인은 배당금이 없기 때문에 주식과 다르며, 미술품과 같은 수집품이나 원자재 등의 상품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As a thought experiment, imagine there was a base metal as scarce as gold but with the following properties:
- boring grey in colour
- not a good conductor of electricity
- not particularly strong, but not ductile or easily malleable either
- not useful for any practical or ornamental purpose
and one special, magical property:
- can be transported over a communications channel
If it somehow acquired any value at all for whatever reason, then anyone wanting to transfer wealth over a long distance could buy some, transmit it, and have the recipient sell it.
Maybe it could get an initial value circularly as you've suggested, by people foreseeing its potential usefulness for exchange. (I would definitely want some) Maybe collectors, any random reason could spark it.
I think the traditional qualifications for money were written with the assumption that there are so many competing objects in the world that are scarce, an object with the automatic bootstrap of intrinsic value will surely win out over those without intrinsic value. But if there were nothing in the world with intrinsic value that could be used as money, only scarce but no intrinsic value, I think people would still take up something.
(I'm using the word scarce here to only mean limited potential supply)
하나의 사고 실험으로서,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가진 금만큼 희귀한 금속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 재미없는 회색
- 전기 전도성이 좋지 않음
- 특별히 강하지는 않지만, 늘어나거나 쉽게 변형되지 않음
- 실용적 또는 장식적 목적에 유용하지 않음
그리고 한 가지 특별하고 마법 같은 속성이 있다고 해보자:
- 통신 채널을 통해 전송될 수 있음
만약 그것이 어떤 이유로든 어떤 가치를 얻었더라면, 먼 거리에 걸쳐 부를 이전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그것을 사고, 전송하고, 받은 사람이 그것을 팔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그 금속은 당신이 제안한 대로 사람들이 교환에 대한 그것의 잠재적인 유용성을 예상함으로써 순환적으로 초기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분명 조금 갖고 싶어 하겠지만) 아마 수집가들이나 어떤 무작위적인 이유라도 이것을 촉발시킬 수 있다. 나는 돈에 대한 전통적인 자격은 세상에 희소한 경쟁 대상이 너무 많기 때문에, 내재가치의 자동 부트스트랩이 있는 대상이 내재가치가 없는 대상을 반드시 이긴다는 가정 하에 작성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 없다면, 희소할 뿐 본질적인 가치가 없다면, 나는 사람들이 여전히 무언가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에서 희소하다는 단어를 잠재적 공급이 제한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원문 링크]
해당 내용은 비트코인 경제에 대한 포럼 글에 달린 답변입니다. 여기에서 주목해볼 것은 사고 실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토시는 금처럼 희귀한 금속이지만 통신 채널을 통해 전송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또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가치를 얻었다면 부를 먼 거리로 이동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쉽게 전송하고 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사토시가 생각하는 비트코인의 성질을 비유적으로 풀이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금까지 알아봤던 사토시가 쓴 주요 글들의 내용을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 구매력 하락을 방어하지 못하며, 은행을 통한 거래는 금융사고와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암호학적 증명을 활용해 제3자의 신뢰가 필요 없는(탈중앙화 된) 돈을 만들겠다.
2. 소프트웨어적으로 가치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은 공급량을 유지하는 대신 가치가 변하도록 설계하였다. 이는 금과 같은 귀금속과 유사하다.
3. 그러나 비트코인에는 금 같은 귀금속보다 뛰어난 성질이 있다. 바로 통신 채널을 통해 쉽게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비트코인을 처음 만들어 공개한 사토시 나카모토의 개인 의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기본적으로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실제로 비트코인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판단할지는 사토시가 아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갑니다. 따라서 실제 비트코인이 어떻게 시장에서 반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추가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3.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비트코인
위 그래프는 같은 시기의 1 비트코인 대비 달러와 러시아의 루블 가격을 나타낸 것입니다. 2022년 3월까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3월 이후 비트코인 대비 러시아의 루블 가격만 크게 치솟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다음 그래프를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같은 시기 달러와 루블 사이의 환율입니다. 비트코인 가격과 마찬가지로 2022년 3월 이후 크게 상승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당 시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시작하여, 미국 등 주요 국가들에서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시행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러시아의 루블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 하락한 만큼 비트코인 대비 루블 가격이 크게 치솟았다는 것입니다. 즉, 비트코인 가격이 달러 기반으로 형성되어, 러시아에서 루블화가 폭락한 것만큼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위 그래프 중 상단의 2개는 1 비트코인 대비 달러와 터키의 리라 가격입니다. 그리고 하단은 같은 시기 달러와 리라 환율입니다.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터키의 경제정책 실패로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비트코인의 리라 가격은 달러 가격보다 더 큰 상승을 보였습니다.
두 사례를 봤을 때 현재의 비트코인은 달러를 기반으로 가치가 매겨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시장은 현재 비트코인의 가치를 달러를 중심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루블과 리라 가치의 폭락사태로 보았을 때, 시장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국가의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달러로의 환전이 어려울 경우 비트코인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서 비트코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 이후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었습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에서 돈을 송금받거나 송금할 경우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를 모금받았습니다.
이것은 앞서 사토시 나카모토의 글에서 살펴봤던 금과 비슷하지만 달랐던 성질 즉, 통신 채널을 통한 쉬운 이동이 실제로 효과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시장에서의 비트코인은 자국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방어할 수 있고(비트코인 가치가 유지된다는 조건하에), 또 전쟁등으로 대규모 금융 인프라가 마비된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인터넷만 연결될 수 있다면 쉽게 주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4. 결론 - 비트코인과 달러 그리고 탈중앙화
지금까지 논문에서의 비트코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글에서 비트코인 그리고 실제 시장에서의 비트코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 내용들을 종합하여 필자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비트코인은 달러와 달리 한계 수량이 존재하고 가치가 변한다. 이는 금과 유사하다.
2. 실제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달러를 기준으로 가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금융 서비스가 마비된 상황에서 최소한의 인터넷만 유지된다면 상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3. 이런 점들로 보아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을 어느정도 방어하거나, 달러가 아닌 자국 화폐의 대규모 가치 하락을 보완하기 위해 또는 비상시 대규모 자본을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핵심 기능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달러를 완전히 대체하거나 위협하는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4.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의 탈중앙화란 특정한 누군가가 가치를 확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제3자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가치가 유동적인 비트코인 특성상 당연히 세계 경제와 각국 정부의 금융 정책 그리고 그로 인한 비트코인 사용자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비트코인의 탈중앙화는 세계 정부와 경제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사용된다는 의미로 보긴 어렵다.
5. 실질적으로 달러를 위협하려면 비트코인보다 훨씬 거래 속도가 빠르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가치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완벽하게 제3자 없이 거래가 가능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적어도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암호화폐는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암호화폐가 등장한다면 미국 등 각국 정부는 반드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나마 유사한 것으로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 있다. 하지만 최근 루나 사태로 인하여 이러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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